2021. 2. 5. 16:36ㆍ투자 일기
퀄컴의 주가 하락
어제 글을 작성하면서 퀄컴의 어닝이 컨센서스를 하회하면서 애프터장에서 가격이 급락했음을 언급했다. 기업 펀디멘탈 자체는 여전히 견고하고, 실적도 컨센서스를 하회했을 뿐 어닝쇼크라고 할 실적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장기적인 투자에 대한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어제 시장에서 주가가 어느 정도 회복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하락하면서 지난 한 달간의 상승을 하루만에 상쇄했다.
일주일 전에 공개된 애플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하며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5G 아이폰의 매출액이 이 실적에 큰 기여를 했다는 분석이 많았고,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그 아이폰에 필수 부품을 제공하는 퀄컴 역시도 애플에 상응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측했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컨센서스를 하회했고, 이는 가격의 급락으로 이어졌다.
즉, 퀄컴의 주 고객인 애플의 실적 상승을 퀄컴이 따라가지 못 하다보니 그동안 언급되어왔던 애플의 자체 모뎀 개발에 대한 걱정이 주가에 더욱 반영된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에 더해서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퀄컴의 반도체 공급에 문제가 생겨서 매출에 제한이 생긴 점이 실적으로 드러났고, 이러한 상황이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티은행을 비롯한 기관들이 퀄컴의 목표 주가 조정, 부정적인 분석, 낮은 다음 분기 실적 예상치를 쏟아냈다.
이번 퀄컴 주가의 급락은 단순히 기대에 못 미친 실적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다. 5G 시장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조금은 지나친 주가 상승을 보여왔고, 위에 언급한 문제들이 기대감에 눌려있다가 이번 실적을 트리거로 터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고 생각된다. 처음에 언급했듯이 기업 펀디멘탈은 견고하며, 성장 기대치도 여전하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주가는 회복되고, 다시 상승할 것이다.
다만 이번 퀄컴의 급락을 단순히 '퀄컴'에 한정해서 생각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최근 시장은 실적보다는 기대감에 의해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 기업의 성장, 매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하락한다. 실적 발표 직후 많은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퀄컴의 경우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이다 보니 이번 급락에서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만약 퀄컴이 아닌, 아직 적자임에도 성장 기대치가 높아 주가가 급등한 기업에서 이런 식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이 나올 경우, 주가가 얼마나 급락할 지 그리고 회복이 가능할 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모두가 인정하지만 외면하고 있는 현재 시장의 '버블'이 이번 퀄컴의 주가 하락과 함께 그 모습을 조금은 드러낸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동안 진짜 일기처럼만 쓰다가 이번 퀄컴의 주가 하락에 대해 조금 깊게 생각해보면서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봤다. 위의 글을 작성하면서 느낀 점은 아직 이런 글을 작성하기에는 내 지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중간 중간 막히는 부분도 많았고 내 생각에 대한 확신도 없음을 느꼈다.
아무튼 위의 내용은 나름 객관적으로 현재 퀄컴의 주가를 바라본 입장이고, 퀄컴에 투자한 입장에서는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하루였다. 기업 펀디멘탈이 견고하고, 확신이 있고, 장기로 바라본다고 해도 하루만에 10% 급락하면서 한 달 전 가격으로 돌아가는 걸 웃으며 바라볼 주주가 과연 있을까.
그래서 이 '투자 일기'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내 성격상 하루하루 주가를 바라보면서 장기 투자를 한다는 것이 엄청난 스트레스로 돌아올 것이고, 충동적으로 매수/매도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매일 투자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며 성장하겠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방향성에 대해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2021년 2월 5일의 생각 정리
- 내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급락하니까 장기 투자에 대한 확신도 흔들리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 투자 일기의 방향성을 내 보유 종목에 대한 고민이 아닌 다른 방향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포트폴리오 운용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겠다. 지금처럼 하루하루 확인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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