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1. 17:57ㆍ투자 일기
2020년 6월 말 처음 증권 계좌를 개설하여 주식을 시작한 지 어느덧 7개월 가량이 지났다. 코로나로 무너졌던 증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주식에 관심을 갖고 계좌를 개설하였고, 나 역시 그들 중 한 명이었다.
본격적으로 투자에 공부가 필요함을 알고, 올바른 투자관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고작 한 달 전이다. 그 전 6개월 간의 투자는 정말 막무가내였고, 10여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다는 상승장이 아니었다면 빠르게 주식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어찌저찌 운이 좋아서 수익도 볼 수 있었고, 여전히 주식을 하고 있다. 투자 방식이나 주식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즐겨 보기 시작한 유튜버 중 한 분인 '뉴욕 주민' 이라는 분께서 영상 중 지나가는 말로 트레이딩 일지를 작성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씀하셨다.
아직 '주린이'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좋은 투자관을 갖고 가치 있는 기업을 찾아내 투자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이렇게 투자 일기 작성을 통해 내 투자 습관을 되돌아보고 향상시키고자 한다.
아직 시드머니가 작고, 장기 투자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하루하루 거래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그 날 그 날의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는 방식으로 투자 일기를 작성해볼까 한다.
2020년의 투자 기록
투자 일기 작성을 마음 먹고 지난 6개월 간 기록을 살펴봤다. 알고는 있었지만 확인 과정에서 정말 막무가내로 투자 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투자 내역 중에는 지금도 모르는 기업도 포함되어 있었고, 내가 투자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던 기업도 많았다. 주변에서 누가 좋다고 하면 따라서 투자하고, 많이 올랐다 하면 투자하고 내가 직접 생각하고 투자한 기업을 찾아보기가 힘들었기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나 싶다. 6개월 만에 그 작은 시드로 대략 30여 개의 기업에 투자했다 금액을 회수했다. 이 중 몇 가지 기업만 다시 다뤄보며 나의 그릇된 투자 습관을 반성하는 계기로 삼고 투자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도록 한다.
포스코케미칼, 씨아이에스, 유바이오로직스, 한화솔루션, 카카오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증권 계좌 개설 후 처음 투자한 종목이다. 물론 지인의 추천만 듣고 투자했다. 2020년 6월 당시 테슬라를 필두로 전기차 시장이 굉장히 뜨거웠고, 배터리가 주목받으며 LG 화학의 주가가 상승세였다. 추천한 친구는 포스코케미칼 역시 배터리 쪽에 강한 기업이며 투자하면 오른다는 확신을 갖고 추천해줬다. 당시 나는 주변에서 주가가 두 배로 뛰었다, 세 배로 뛰었다 이런 소식을 간간히 들어왔기에 투자란 당연히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투자 후 일주일 내내 금액이 떨어진다며 친구에게 징징거렸다. 결국 계좌 잔고가 양전으로 바뀌는 순간 바로 팔아버렸고, 현재 주가는 당시 내가 매도한 금액의 거의 두 배이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 해도 내가 직접 공부하고 투자해서 확신을 얻지 않는 이상, 좋은 투자가 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내가 투자한 기업에 확신이 있다면 하루하루 가격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기억해두자.
씨아이에스는 최근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 언급되는 것을 몇 번 본 기억이 있다. 아무튼 내 투자 내역에서 말 그대로 '발견' 했다. 지금도 뭐 하는 회사인지 모르고 투자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당시 내가 매도한 금액의 거의 세 배 가량이 현재 주가이다. 투자한 사실조차 까먹고 있었다는 건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투자를 했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높아진 주가를 보니 팔았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이런 아쉬움을 갖지 말아야만 투자에 확신을 지니고 올바른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잘못된 방식으로 투자를 성공해버린 사례이다. 당시 바이오 주의 붐이 일어나면서 인턴하던 회사의 사수님께서 추천해주신 종목을 아무런 정보 없이 그냥 구매했다. 주가는 엄청난 속도로 상승했고, 하루하루 가격이 요동치는 정도도 엄청났다. 물론 운이 좋아서 많은 수익을 얻기는 했다. 어쩌면 지난 6개월 간 투자를 쉽게 생각하고 대했던 것이 돈을 쉽게 벌었던 이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투자를 하면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투기'에 가까운 행동이었지만 반면교사로 삼기 좋은 기억이라 생각되어 꼽아봤다.
한화솔루션은 많은 고민을 안겨준 종목이다. 한화솔루션을 매수할 당시부터는 어느 정도 투자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LG화학, 위에서 언급한 포스코케미칼 같이 전기차 관련 배터리들이 상승 주가를 달리고 있었고, 해당 종목들은 이미 너무 올랐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수소차 시장에 관심을 갖고 수소 배터리 쪽 회사를 찾던 중 한화솔루션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깊이 있는 공부가 선행되지는 않았다. 다만 수소차 시장은 뜰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길어진다면 10년의 장기투자까지 생각하며 한화솔루션을 매수했다. 문제는 매수 후 거의 한 달 만에 친환경 정책 수혜주로 각광을 받으며 가격이 미친 듯 올랐고, 순간적으로 솟구친 가격이 시간이 지난 후 내려가기 시작하자 나는 결국 전량 매도를 해버렸다.
사실 지금의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그 때로 돌아가도 매도를 안 할 자신이 없다. 장기투자를 할 때 매도 시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대한 고민은 아직도 유효한데, 조금 더 많은 생각을 해보고 관련 책도 읽으면서 배워 나가야 할 것 같다.
카카오는 스스로 그나마 칭찬할 수 있던 투자 종목이다. 처음 계좌를 개설하며 매수한 종목 중 하나이다. 카카오는 절대 망하진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매수했다. 그 때는 단순한 생각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나름 장기 투자의 마음가짐이었다. 매수 후 가격이 떨어질 때는 좀 무섭긴 했지만 추가 매수도 진행했다. 분할 매수의 개념이 없을 때였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 스스로도 신기하다. 당연히 꽤 오랜 시간 보유하고 있었다. 매도 방식은 고점을 찍은 후 떨어지기 시작할 때 조금 팔고, 다시 고점에 가까이 갔을 때 팔고 그런 식으로 진행했는데 나쁘지 않은 분할 매도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최근 전고점을 갱신하기는 했지만, 나쁘지 않은 투자였다고 생각한다.
2021년 1월의 투자 기록
2020년 12월쯤 되어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살짝 식었었다. 사실 관심이 식었다라기보다는 이전의 '단타'로 대박을 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호가창을 진짜 하루 종일 보던 방식을 벗어났다고 해야 맞는 것 같다. 투자 방식에 대한 잘못을 느낌과 동시에 호가창에 내 생활 패턴을 빼앗기는 느낌이 들었다. 자연히 조금 지쳐있던 나는 카카오를 마지막으로 보유 중이던 주식을 모두 정리한 후 미국 항공주들을 매수했다. 코로나 전과 당시 주가를 비교해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되는 주식들을 매수했다. 단순히 주가 회복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매수한 후 거의 한 달 넘게 주식을 거의 확인하지 않았다. 이후 예상보다 빠른 기간 안에 생각보다 수익이 나왔고, 주변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공부하는 것을 보며 나 또한 제대로 공부해서 투자를 시작하겠다고 마음 먹고 항공주 역시 모두 매도했다.
현재는 미국 증시에만 투자를 한 상태이며, 총 9개의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한 달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생각도 하고 자료도 찾아보며 선정한 종목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렇게 정리하며 보유 종목을 다시 살펴보니 여전히 다른 사람의 추천을 그대로 따른 것 같은 종목도 있고, 나 스스로 확신이 부족한 종목도 있는 듯 하다. 앞으로 투자 일기를 작성하면서 각 종목들을 내가 구매한 이유, 확신을 가진 근거를 스스로 정리해보면서 확인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2021년 2월 1일의 생각 정리
- 투자 일기 작성을 계기로 그동안의 투자 내역을 돌아봤는데, 좋은 경험인 것 같다. 잘못됐던 투자를 두 눈으로 확인한 느낌. 앞으로의 투자 일기가 나에게 건강한 영향을 끼칠 수 있겠다는 확신도 들었다.
- 현재 보유 종목들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최근 4일 정도 하락장이 계속되자 불안함을 느끼기도 했는데, 오늘 보유 종목을 하나씩 따져보니까 그럴 만 했다. 보유 종목들에 대한 공부를 우선적으로 하며 확신 있는 투자를 위해 공부하자.
- 뭔가를 기록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오늘 이렇게 글을 적으며 느낀 점은, 내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과 이렇게 글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각을 더 깊게 하게 된다는 점이다. 꼭 투자 일기가 아니더라도 여러 분야에서 내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로 이 블로그를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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